가족에게 주식을 넘길 때 걸리는 세 개의 법 – 증여 추정, 저가·고가 양도, 부당행위계산부인
“우리끼리 거래인데 가격은 알아서 정하면 되지 않나요”
자녀에게 회사 지분을 넘기려는 대표님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질문입니다. 상대가 가족이고 회사도 내 회사이니 가격은 합의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거래 하나에 법률 적용 세 개가 동시에 걸립니다. 각각 발동 기준이 다르고, 세금을 내는 사람도 다릅니다. 하나를 피하려고 조정한 가격이 다른 하나에 걸리는 일이 실무에서 계속 일어납니다. 이 글은 그 적용되는 세 개의 법이 각각 어디에서 발동하는지, 그래서 실제로 안전한 가격 구간이 어디인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1단계 —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면, 가격을 따지기 전에 ‘증여 추정’부터
가장 먼저 걸리는 것은 가격이 아닙니다. 거래 자체가 증여로 추정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4조」는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에게 양도한 재산을 증여로 추정합니다. 매매계약서를 쓰고 가격을 시가대로 맞췄더라도, 대가가 실제로 오갔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가격과 무관하게 전액 증여로 봅니다. 입증 책임은 납세자에게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입증이 깨지는 이유는 대개 단순합니다. 자녀 계좌에서 부모 계좌로 직접 송금되지 않았습니다. 현금으로 건넸거나, 제3자 계좌를 거쳤거나, 부모가 자녀에게 먼저 돈을 보낸 뒤 그 돈이 되돌아왔습니다. 마지막 경우가 가장 흔한데, 자금 출처 조사에서 바로 드러납니다. 자녀에게 그 돈이 있었다는 설명이 안 됩니다. 소득이 없는 자녀가 수억원을 지급했다면, 그 돈의 출처부터 증여로 봅니다. 주식은 정당하게 샀어도 매수 자금이 증여가 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1단계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가격을 고민하기 전에 “자녀가 그 돈을 어디서 마련했고, 어떻게 지급했는가”부터 설계해야 합니다. 이 순서가 뒤집히면 뒤의 모든 계산이 무의미해집니다.
2단계 — 대가를 입증했다면, 이제 가격을 본다
대가 지급이 입증되면 다음은 가격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는 특수관계인 사이에 시가보다 낮거나 높은 가격으로 거래해 이익이 이전된 경우 그 이익에 증여세를 매깁니다. 발동 기준은 시가와 대가의 차액이 시가의 30% 이상이거나, 차액이 3억원 이상인 경우입니다. 둘 중 하나만 걸려도 적용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차액 전부에 세금이 붙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차액에서 시가의 30%와 3억원 중 작은 금액을 뺀 나머지가 증여재산가액이 됩니다. 누가 내는지도 방향에 따라 다릅니다.
| 거래 | 이익을 본 사람 | 증여세 부담자 |
|---|---|---|
| 저가 양도 (시가보다 싸게 넘김) | 싸게 산 양수인 | 양수인 |
| 고가 양도 (시가보다 비싸게 넘김) | 비싸게 판 양도인 | 양도인 |
2단계의 결론은 가격의 차액으로 인하여 이익을 본 사람이 부담하는 데, 이것이 대한 세금은 증여세 입니다.
3단계 — 양도인 쪽에서 따로 걸리는 부당행위계산부인 (기준이 다릅니다)
실무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부분입니다. 증여세와 별개로, 양도인에게는 양도소득세 부당행위계산부인이 적용됩니다. 특수관계인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양도한 경우 국세청이 양도가액을 시가로 바꿔 세금을 다시 계산하는 규정입니다.
그런데 이 규정의 발동 기준은 30%가 아니라 5%입니다.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시가의 5% 이상이거나 3억원 이상이면 적용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거래 당사자 중 법인이 끼어 있다면 법인세법에도 같은 구조의 규정이 있고, 기준선도 같습니다(「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이 경우 법인에 익금이 산입되고, 이익을 본 개인에게 상여 등으로 소득처분이 따라붙습니다. 법인세와 소득세가 같이 나옵니다.
세 규정을 한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규정 | 누구에게 | 발동 기준 | 효과 |
|---|---|---|---|
| 증여 추정 (상증세법 제44조) | 배우자·직계존비속 간 거래 | 대가 지급 입증 실패 시 | 가격과 무관하게 전액 증여 |
| 증여 과세 (상증세법 제35조) | 이익을 본 쪽 | 차액이 시가의 30% 이상 또는 3억원 이상 | 차액 − min(시가 30%, 3억원)에 증여세 |
| 부당행위계산부인 (소득세법·법인세법) | 양도인 / 법인 | 차액이 시가의 5% 이상 또는 3억원 이상 | 양도가액을 시가로 재계산, 법인은 익금산입·소득처분 |
숫자로 보면 함정이 보입니다
시가가 1주당 100,000원인 비상장주식 10,000주, 시가 총액 1,000,000,000원을 자녀에게 넘긴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시가의 30%는 300,000,000원, 시가의 5%는 50,000,000원입니다.
경우 1 — 주당 97,000원 (총 970,000,000원)
차액 30,000,000원입니다. 시가의 5%인 50,000,000원에 미치지 못하고 3억원에도 못 미칩니다. 증여세도, 부당행위계산부인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안전 구간입니다.
경우 2 — 주당 94,000원 (총 940,000,000원)
차액 60,000,000원입니다. 시가의 30%인 300,000,000원에 한참 못 미치니 증여세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가의 5%인 50,000,000원은 넘었습니다. 양도소득세는 1,000,000,000원에 양도한 것으로 재계산됩니다. 이 구간이 문제가 됩니다. 증여세만 보고 안심했다가 양도소득세 고지서를 받는 자리입니다.
경우 3 — 주당 60,000원 (총 600,000,000원)
차액 400,000,000원입니다. 시가의 30%(300,000,000원)를 넘었으므로 증여세가 적용됩니다. 증여재산가액은 400,000,000원에서 시가의 30%와 3억원 중 작은 금액인 300,000,000원을 뺀 100,000,000원입니다. 동시에 양도소득세도 1,000,000,000원 기준으로 재계산됩니다. 두 세금이 함께 나옵니다.
| 단가 | 대가 총액 | 차액 | 증여세 | 양도소득세 재계산 |
|---|---|---|---|---|
| 97,000원 | 970,000,000원 | 30,000,000원 | 없음 | 없음 |
| 94,000원 | 940,000,000원 | 60,000,000원 | 없음 | 적용 |
| 60,000원 | 600,000,000원 | 400,000,000원 | 100,000,000원에 과세 | 적용 |
실무 결론은 명확합니다. 안전선은 30%가 아니라 5%입니다. 할인 폭을 잡으실 때는 시가의 5% 이내를 기준으로 삼으시고, 그마저도 차액 절대금액이 3억원에 닿지 않는지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모든 계산의 출발점은 ‘시가’입니다
위 표가 성립하려면 시가가 먼저 확정되어야 합니다. 비상장주식에는 시장가격이 없으므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계산한 값이 시가 역할을 합니다.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하고, 영업권이 있으면 순자산가액에 가산하는 그 계산입니다.
시가를 잘못 잡으면 위 세 규정의 판정이 전부 틀어집니다. 5% 안쪽이라고 생각한 가격이 실제로는 20% 할인이었을 수 있습니다. 거래 전에 평가액을 확정하고, 그 계산 근거를 문서로 남겨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평가 시점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비상장주식 평가는 최근 3개 사업연두도 실적과 평가기준일 현재의 재무상태를 씁니다. 결산이 확정되는 시점을 전후해 평가액이 바뀌므로, 거래 시점을 결산 일정에 맞춰 계획하는 것은 정당한 의사결정입니다. 다만 이는 평가액이 낮은 시점을 고르는 것이지, 평가액 자체를 낮추려 조작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매매만 위험한 게 아닙니다 — 자본거래로 넘어가는 이익
주식을 직접 사고팔지 않아도 지분과 함께 이익이 이동하는 경로가 있습니다. 유상증자입니다. 기존 주주인 부모가 신주 인수를 포기하고, 그 실권주를 자녀가 시가보다 낮은 발행가액으로 인수하는 구조가 대표적입니다. 주식을 매매한 적은 없지만 자녀의 지분가치는 늘어났고, 그만큼 부모의 몫이 줄었습니다. 세법은 이 이동도 증여로 봅니다. 감자나 합병 과정에서도 같은 일이 생깁니다. “주식을 판 적이 없으니 양도세도 증여세도 없다”는 판단이 가장 위험한 영역입니다. 자본거래를 설계하실 때는 발행가액이나 합병비율을 어떤 근거로 정했는지를 이사회 단계에서 문서로 남겨두셔야 합니다.
차명주식 역시 증여의제 대상인데, 이 주제는 별도 글⌈차명주식, 가업승계 앞두고 아직 정리 안 하셨다면 — 실명전환과 증여의제 리스크⌋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거래 전에 갖춰야 할 다섯 가지
시가 평가서.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계산한 평가액과 그 근거입니다. 모든 판단의 기준선입니다.
매수인의 자금 출처. 자녀가 그 돈을 어디서 마련했는지에 대한 설명과 증빙입니다. 근로소득, 기존 금융자산, 정상적인 차입 등 어느 쪽이든 추적 가능해야 합니다.
계좌 간 직접 이체 내역. 매수인 명의 계좌에서 매도인 명의 계좌로 직접 송금하십시오. 현금이나 제3자 경유는 입증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입니다.
매매계약서. 거래일, 수량, 단가, 대금 지급 조건을 명확히 기재합니다. 단가 산정 근거로 평가서를 첨부해 두면 소명 때 한 세트로 움직입니다.
거래 후 주주권 행사 기록. 주주명부 정리, 주주총회 소집통지와 의사록, 배당이 있다면 실제 수령 내역입니다.
이전 후에 실질적인 주주로 행동했는지가 명의신탁 여부를 가릅니다. 서류상 주인만 바뀌고 의결권과 배당이 여전히 부모에게 귀속되면, 몇 년 뒤 명의신탁으로 판정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넘길 것인가, 나눠서 넘길 것인가
증여재산공제는 10년 단위로 다시 계산됩니다. 지분 이전을 한 번에 몰지 않고 여러 해에 나누면 세율 구간과 공제 한도를 함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CFP® 관점에서 한 가지를 덧붙이겠습니다. 분할 이전은 세금을 나누는 대신 평가액 상승 위험을 떠안는 선택입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국면이라면 5년 뒤의 1주는 지금의 1주보다 비쌉니다. 세율 구간을 낮춰 아낀 금액보다 평가액 상승분이 더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판단 기준은 이렇습니다. 회사 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시면 한 번에, 정체되거나 내려갈 것으로 보시면 나눠서가 기본 방향입니다. 세율표가 아니라 회사의 다음 5년 전망이 이 결정을 좌우합니다.
지분 이동을 고민할 때 궁금한 내용
시가보다 조금 싸게 파는 건 괜찮지 않나요
시가의 5%를 넘으면 양도소득세가 시가 기준으로 재계산됩니다. 30%는 증여세 기준이지 안전선이 아닙니다. 실무 기준선은 5%로 잡으십시오.
자녀가 돈이 없는데 어떻게 대금을 지급하나요
여기서 무리하게 형식만 갖추면 자금 출처 조사에서 무너집니다. 자녀에게 대금 지급 능력이 없다면 매매보다 증여로 설계하고 증여세를 계산해 비교하는 편이 정직하고 결과적으로 안전합니다. 정상적인 차입으로 설계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자 지급과 상환이 실제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사후 관리 부담이 따릅니다.
주식 대신 돈으로 주면 안 되나요
가능하지만 비교가 필요합니다. 성장하는 회사의 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평가액이 오르므로, 지금 지분을 넘기는 것이 현금을 넘기는 것보다 총 세부담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회사 전망이 불투명하다면 현금 쪽이 나을 수 있습니다.
증여와 양도 중 어느 쪽이 유리한가요
보유 기간, 취득가액, 양도인의 세율 구조, 자녀의 지급 능력에 따라 갈립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시가 평가가 먼저라는 점은 같습니다. 평가액을 모르면 비교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세무서에서 나중에 시가를 다시 잡을 수도 있나요
가능합니다. 그래서 신고를 제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한 내 신고하고 평가 근거를 함께 갖춰두면 나중에 다툴 자료가 남지만, 신고하지 않으면 과세관청이 산정한 금액에 가산세까지 더해집니다.
거래 전 자가 점검
- 시가를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계산해 두었는가
- 거래 단가와 시가의 차액이 시가의 5% 이내인가
- 그 차액의 절대금액이 3억원에 닿지 않는가
- 매수인의 자금 출처를 설명할 수 있는가
- 대금이 매수인 계좌에서 매도인 계좌로 직접 이체되는가
- 거래 상대가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인가 (증여 추정 대상)
- 거래 후 주주권을 실제로 행사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일곱 항목 중 답하기 어려운 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계약서를 쓰기 전에 그것부터 정리하셔야 합니다.
관련 법령 및 참고 내용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4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
-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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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상황에 따라 적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운영자는 CFP®로서 개별 세무대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절세 설계는 반드시 담당자와 개별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