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액공제를 다 받았는데 법인세가 남는 이유 — 최저한세와 이월공제 순서
지난주 인천에서 자동화 설비 부품을 가공하는 A법인 대표와 결산 전 숫자를 맞춰 보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올해 CNC 설비에 700,000,000원을 투자했고,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원 인건비로 80,000,000원을 썼다고 했습니다.
대표의 계산은 간단했습니다. “과세표준이 600,000,000원이면 법인세가 100,000,000원이고, 투자 공제 70,000,000원과 연구소 공제 20,000,000원을 빼면 10,000,000원만 내면 되겠네요.” 그런데 가결산으로 나온 금액은 22,000,000원이었습니다. 대표가 물었습니다. “공제를 덜 받은 건가요, 계산이 틀린 건가요?”
둘 다 아니었습니다. 12,000,000원의 차이는 최저한세 때문입니다. 신고서의 숫자는 맞았지만, 그 숫자가 왜 나왔고 그 돈이 언제 어떻게 돌아오는지를 대표의 자금 계획과 이어서 설명해 준 사람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 글은 그 질문을 A법인의 숫자로 풀어 본 기록입니다. 회사명과 일부 숫자는 바꿨습니다.
최저한세 — 공제를 다 받아도 남기는 최소 세금
세법은 투자·고용·연구개발을 한 회사에 세액공제와 감면을 줍니다. 다만 혜택을 겹쳐 받아 법인세가 지나치게 줄어드는 것을 막으려고, 혜택을 받은 뒤에도 최소한 내야 하는 세금을 정해 두었습니다(조세특례제한법 제132조). 공제·감면 후 세액이 특례 적용 전 과세표준에 최저한세율을 곱한 금액보다 작으면, 그 차이만큼은 공제를 받지 못합니다.
| 구분 (2026년 기준) | 최저한세율 |
|---|---|
| 중소기업 | 7% |
| 중소기업을 처음 졸업한 과세연도부터 3년 이내 | 8% |
| 그다음 2년 이내 | 9% |
| 일반기업 — 과세표준 100억 원 이하 부분 | 10% |
| 일반기업 — 100억 원 초과 1,000억 원 이하 부분 | 12% |
| 일반기업 — 1,000억 원 초과 부분 | 17% |
모든 공제가 여기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중소기업이 받는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는 최저한세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대표가 놓친 것이 바로 이 구분이었습니다.
A법인의 숫자 — 공제 90,000,000원 중 12,000,000원이 막혔다
A법인은 2026년 사업연도 과세표준이 600,000,000원인 중소기업입니다. 투자 공제는 일반 사업용 설비의 기본공제율 10%만(조세특례제한법 제24조), 연구·인력개발비 공제는 당기분 방식 25%만 적용한다고 가정했습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최저한세 대상인 공제를 먼저 적용하고, 대상이 아닌 공제는 그 뒤에 뺍니다(같은 법 제132조 제3항).
| 순서 | 계산 | 금액 |
|---|---|---|
| 산출세액 | 200,000,000원 × 10% + 400,000,000원 × 20% | 100,000,000원 |
| ① 통합투자세액공제 신청액 | 700,000,000원 × 10% | 70,000,000원 |
| 최저한세 | 600,000,000원 × 7% | 42,000,000원 |
| 공제 후 세액이 최저한세에 미달하는 금액 | 42,000,000원 − (100,000,000원 − 70,000,000원) | 12,000,000원 |
| 올해 실제 적용되는 투자 공제 | 70,000,000원 − 12,000,000원 | 58,000,000원 |
| ②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 80,000,000원 × 25% | 20,000,000원 |
| 결정세액 | 42,000,000원 − 20,000,000원 | 22,000,000원 |
투자 공제는 최저한세에 막혀 42,000,000원 아래로 세금을 줄이지 못했고, 연구소 공제 20,000,000원은 그 아래로 그대로 빠졌습니다. A법인의 세금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투자 공제 12,000,000원을 올해 쓰지 못한 것입니다.
막힌 12,000,000원은 사라지지 않는다 — 10년 이월공제
최저한세에 걸려 받지 못한 세액공제는 다음 과세연도부터 10년 이내에 끝나는 각 과세연도로 넘어가 공제됩니다(조세특례제한법 제144조). 다음 해에 새로 생긴 공제와 넘어온 공제가 함께 있으면 넘어온 공제를 먼저 쓰고, 넘어온 공제끼리는 먼저 생긴 것부터 씁니다.
세액감면은 다릅니다. 이월공제 조항에 열거된 것은 세액공제뿐이라, 최저한세에 걸린 감면은 그해로 끝납니다. 그래서 세법은 감면을 먼저, 이월되는 세액공제를 마지막에 적용하도록 순서를 정해 두었습니다(법인세법 제59조). 창업감면처럼 감면을 받는 회사가 최저한세를 함께 따져 봐야 하는 이유는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적용 대상과 유의점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2027년에 돌아오는 금액은 내년 이익이 정한다
대표의 다음 질문은 “그럼 내년에 12,000,000원을 돌려받는 거죠?”였습니다. 내년 이익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새 투자 300,000,000원에 대한 공제 30,000,000원과 연구소 공제 20,000,000원, 법인세율은 그대로라고 두고 두 경우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 2027년 사업연도 | 이익 유지 (과세표준 600,000,000원) | 이익 감소 (과세표준 300,000,000원) |
|---|---|---|
| 산출세액 | 100,000,000원 | 40,000,000원 |
| 최저한세 (7%) | 42,000,000원 | 21,000,000원 |
| 최저한세 대상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여유 | 58,000,000원 | 19,000,000원 |
| ① 2026년 이월분 (먼저 공제) | 12,000,000원 | 12,000,000원 |
| ② 2027년 새 투자 공제 중 적용분 | 30,000,000원 | 7,000,000원 |
| 2028년 이후로 새로 이월되는 금액 | 0원 | 23,000,000원 |
|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 20,000,000원 | 20,000,000원 |
| 결정세액 | 38,000,000원 | 1,000,000원 |
이익이 유지되면 12,000,000원은 1년 늦게 모두 돌아옵니다. 이익이 줄면 오히려 이월 금액이 23,000,000원으로 커집니다. 이월공제는 앞으로 법인세를 낼 만큼 이익이 나야만 현금이 되는 권리입니다. 그래서 이월공제는 신고서가 아니라 회사의 3~5년 이익 계획 안에서 관리해야 하는 숫자입니다.
대표의 돈 관점 — 최저한세에 걸린 해의 비용 100,000,000원
CFP®로서 이번 상담에서 가장 길게 이야기한 부분은 연말 지출이었습니다. A법인 대표는 12월에 상여와 퇴직연금 부담금으로 100,000,000원쯤을 더 비용 처리할 생각이었습니다. 보통의 해라면 과세표준 200,000,000원 초과 구간에서 비용 100원은 법인세 20원을 줄입니다. 최저한세에 걸린 해에는 계산이 달라집니다.
| 2026년 사업연도 | 비용 추가 전 | 비용 100,000,000원 추가 후 | 차이 |
|---|---|---|---|
| 과세표준 | 600,000,000원 | 500,000,000원 | −100,000,000원 |
| 산출세액 | 100,000,000원 | 80,000,000원 | −20,000,000원 |
| 최저한세 (7%) | 42,000,000원 | 35,000,000원 | −7,000,000원 |
| 올해 결정세액 | 22,000,000원 | 15,000,000원 | −7,000,000원 |
| 2027년 이후로 이월되는 공제 | 12,000,000원 | 25,000,000원 | +13,000,000원 |
산출세액은 20,000,000원 줄지만, 올해 실제로 줄어드는 법인세는 7,000,000원뿐입니다. 나머지 13,000,000원은 이월공제로 바뀌어 미래로 넘어갑니다. 돈은 올해 회사 밖으로 나가는데, 세금 효과의 절반 이상은 내년 이후 이익이 나야 돌아옵니다.
그렇다고 상여를 내년으로 미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법인세만 보면 미루는 쪽이 낫지만, 상여 시기를 옮기면 대표 개인의 소득세 구간과 4대보험, 가계의 현금흐름도 함께 움직입니다. 회사의 세금과 대표 가계의 계산을 한 장에 올려놓고 몇 년 단위로 어느 쪽이 나은지 판단하는 것, 이것이 CFP®가 결산 무렵 가장 많이 하는 일입니다. 대표 보수를 회사와 대표의 세금으로 함께 보는 방법은 대표이사 급여는 얼마가 적정할까와 급여 vs 배당 비교 계산기에서 숫자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설비 투자처럼 사업에 필요한 결정은 세금보다 사업 일정이 먼저라는 점도 대표와 다시 확인했습니다.
개인사업자 대표에게도 남는 질문
개인사업자도 사업소득 소득세에 최저한세가 있습니다. 기준은 특례 적용 전 산출세액의 35%이고, 산출세액 30,000,000원을 넘는 부분은 45%입니다(조세특례제한법 제132조 제2항). 법인보다 비율이 훨씬 높아서, 개인사업자가 설비 투자 공제를 크게 받는 해에는 더 쉽게 걸립니다. 법인전환을 앞둔 대표라면 투자 시점을 전환 전후 어디에 둘지도 함께 따져 볼 만합니다.
CFP®가 결산 전에 함께 보는 네 가지
세금 신고는 올해의 숫자를 정확하게 확정하는 일입니다. CFP®의 역할은 그 숫자를 받아 회사의 현금흐름, 대표 가계, 앞으로의 투자와 승계 계획 위에 올려놓는 것입니다. A법인 결산 전 점검에서 대표와 함께 본 것은 네 가지였습니다.
첫째, 올해 받을 세액공제·감면 합계가 “산출세액에서 과세표준의 7%를 뺀 금액”보다 큰지입니다. 크다면 최저한세에 걸리고, 연말 지출의 세금 효과가 평소와 달라집니다. 둘째, 공제 중 연구·인력개발비처럼 최저한세 밖에 있는 항목이 무엇인지입니다. 셋째, 지난 연도에서 넘어온 이월공제 잔액과 각각의 발생 연도, 그리고 앞으로의 이익 계획이 그 금액을 10년 안에 소화할 수 있는지입니다.
넷째, 지난 신고에서 이월공제를 빠뜨린 해는 없는지입니다.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뒤 5년 이내라면 경정청구로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이월공제는 해마다 이어지는 숫자라 한 해를 빠뜨리면 그 뒤 연도도 함께 틀어집니다. 되찾은 돈을 가지급금 정리, 예비 자금, 대표 퇴직금 재원 중 어디에 둘지까지 정하는 것이 재무설계의 몫입니다. 판단 기준은 경정청구 신청할 때 대표자의 고민은?에 적어 두었습니다.
A법인이 정한 세 가지
상담을 마치며 A법인 대표가 정한 일은 세 가지였습니다. 12월 상여를 올해 줄지 내년 1분기로 옮길지, 법인세와 대표 소득세·4대보험·가계 현금흐름을 한 장에 놓고 다시 비교한다. 2027년 월별 자금 계획표에 이월공제 12,000,000원의 사용 예정 시기를 따로 적어 둔다. 매년 법인세 신고가 끝나면 이월공제 잔액표를 재무계획 점검 자료에 함께 넣는다. 세액공제는 받는 것만큼 언제 쓰이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숫자로 확인한 상담이었습니다.
이 글의 계산은 2026년 10월에 확인한 조세특례제한법(2026. 9. 18. 시행)과 법인세법 조문을 바탕으로 한 예시이며, 투자 추가공제·농어촌특별세·법인지방소득세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세액은 회사별 세무조정과 공제·감면 구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공제라도 언제, 어떤 이익에서 쓰이느냐에 따라 회사와 대표의 돈 흐름이 달라지므로, 세금 숫자를 몇 년짜리 재무계획 위에 올려 보는 일이 결산만큼 중요합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상황에 따라 적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운영자는 CFP®로서 개별 세무대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절세 설계는 반드시 담당자와 개별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