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에서 자금이 필요할 때 대표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7가지
법인의 자금 수요는 생각보다 일찍 옵니다. 큰 계약을 따낸 직후에도 원재료 선결제와 인건비가 먼저 나가고 매출채권은 몇 달 뒤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때 대표가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우리 회사는 얼마까지 대출이 되나요?”이지만, 금융기관에 가서 더 쓸모 있는 질문은 “무엇 때문에, 얼마가, 언제까지 필요한가”입니다. 법인 자금조달은 ‘어디에서 빌릴까’를 결정하기 전에 ‘우리 회사가 어떤 돈을 얼마 동안 필요로 하는가’를 먼저 정리하는 작업입니다.
이 글은 그 정리 작업을 자금 신청일(D-day)을 기준으로 2주 전부터 거꾸로 배열한 타임라인입니다. 자금의 목적, 실제 필요한 금액, 상환재원, 회사의 재무상태, 기존 차입금과 재무구조, 정책자금·보증·은행 중 적합한 경로, 대표 개인 재무와의 연결이라는 일곱 가지 확인 사항을 D-14, D-10, D-7, D-3, D-day의 다섯 날짜에 나누어 놓았습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금액을 먼저 정하고 목적을 나중에 맞추면 자금의 성격이 뒤섞이고, 경로를 먼저 정하고 재무상태를 나중에 보면 심사에서 되돌아오는 일이 생깁니다.
D-14 — 돈이 왜 필요한지부터 구분합니다
첫날 할 일은 하나입니다. “왜 필요한가”를 한 줄로 쓰는 것입니다. 같은 300,000,000원이라도 이유에 따라 확인해야 할 내용과 맞는 자금의 종류가 다릅니다.
| 자금이 필요한 이유 | 확인해야 할 내용 |
|---|---|
| 원재료·상품 구입 | 운전자금 |
| 급여·임차료 등 운영비 | 운전자금 |
| 매출채권 회수 전 자금공백 | 단기 유동성 |
| 기계·설비 도입 | 시설자금 |
| 공장·사업장 확보 | 시설투자 |
| 신규 사업 진출 | 사업계획·투자자금 |
| 일시적인 매출 감소 | 경영안정자금 검토 |
| 기술개발 후 사업화 | 기술사업화 관련 자금 검토 |
이 표에서 중요한 것은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을 섞지 않는 것입니다. 수개월 안에 매출채권으로 회수되는 단기 운전자금과 여러 해 동안 사용하는 설비에 들어가는 장기 시설자금은 상환기간이 다릅니다. 둘을 한 덩어리로 빌리면 단기 자금이 장기 부채로 남거나, 장기로 써야 할 돈을 1년 만기로 빌려 매년 다시 자금을 구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D-14에 자금의 목적을 운전자금·단기 유동성·시설자금·투자자금·경영안정자금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분류해 두면, 그 뒤의 모든 날짜가 이 분류를 따라갑니다. 이 글이 속한 자금조달 시리즈의 출발점인 정책자금·신용보증·은행대출, 어디부터 알아봐야 할까에서도 같은 이유로 자금원 비교보다 자금용도 구분을 먼저 놓았습니다.
D-10 —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니라 ‘필요한 금액’을 계산합니다
목적이 정해졌으면 금액을 계산합니다. 여기서 대표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금융기관이 승인해 주는 한도를 그대로 필요 금액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한도가 300,000,000원이라고 해서 300,000,000원을 빌리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빌리는 금액이 늘면 이자와 상환 부담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필요 금액은 향후 몇 달의 현금흐름에서 나옵니다. 가상의 회사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가정). 현재 보유현금이 50,000,000원이고, 앞으로 3개월 동안 들어올 현금이 300,000,000원, 같은 3개월 동안 나가야 할 현금이 470,000,000원이라면 부족한 금액은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 3개월 지출 470,000,000원에서 3개월 수입 300,000,000원을 뺍니다. 470,000,000원 − 300,000,000원 = 170,000,000원
- 여기서 현재 보유현금 50,000,000원을 뺍니다. 170,000,000원 − 50,000,000원 = 120,000,000원
- 따라서 실제 자금공백은 470,000,000원 − 300,000,000원 − 50,000,000원 = 120,000,000원입니다.
- 예상과 다른 입금 지연에 대비한 운영 여유자금 30,000,000원을 더하면 조달 목표는 120,000,000원 + 30,000,000원 = 150,000,000원이 됩니다.
은행의 한도 300,000,000원과 회사의 필요 금액 150,000,000원은 서로 다른 숫자입니다. D-10에 할 일은 월별 현금흐름표를 만들어 이 계산을 우리 회사 숫자로 해 보는 것입니다. 수입은 확정된 매출채권의 회수 예정일 기준으로, 지출은 급여·임차료·원재료 결제일 기준으로 월별로 적으면 어느 달에 얼마가 부족한지가 드러납니다. 그 최대치가 필요 금액이고, 여유자금은 그 위에 별도로 올려서 “필요한 돈”과 “여유로 더 빌리는 돈”을 구분해 둡니다.
이 계산을 하면서 동시에 정리되는 것이 상환재원입니다. 3개월 뒤 들어오는 300,000,000원의 매출채권이 운전자금의 상환재원이라면 상환 시점도 그에 맞춰야 합니다. 금액보다 중요한 것이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점이고, 단기 자금은 유용하지만 반드시 상환재원과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하나를 더 구분합니다. 지금의 자금공백이 매출채권 회수 전까지의 일시적인 공백인지, 매달 적자가 쌓여서 생기는 구조적인 부족인지입니다. 일시적인 공백은 회수 시점에 맞춘 단기 자금으로 메울 수 있지만, 구조적인 부족은 대출로 메울수록 커집니다.
D-7 — 금융기관이 볼 눈으로 회사 상태를 먼저 봅니다
금액과 상환재원이 정해지면 일주일 전에는 회사를 금융기관의 눈으로 봅니다. 금융기관은 매출 하나만 보지 않고 수익성, 부채, 상환능력, 현금흐름을 함께 봅니다. 매출이 많으면 많이 빌릴 수 있는지를 묻는 대표가 많지만, 심사는 매출과 함께 수익성·부채·재무구조·현금흐름·업종을 같이 봅니다. 적자 법인이라고 자금을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자의 원인과 회복 가능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신청 전에 대표가 직접 확인할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최근 3개년 매출 추이
-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 차입금 규모
- 부채비율
- 자본잠식 여부
- 매출채권·재고자산 증가 여부
- 가지급금 및 가수금 등 대표 관련 계정
- 국세·지방세 및 4대보험 납부 상태
- 기존 금융기관 대출 및 보증 이용현황
마지막 항목이 D-7의 두 번째 작업으로 이어집니다. 기존 대출까지 합쳐서 봐야 합니다. 새로 빌릴 금액 하나만 보면 판단이 어긋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기존 차입이 은행 운전자금 200,000,000원, 보증서 대출 150,000,000원, 시설자금 대출 300,000,000원, 대표이사 가수금 100,000,000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때(가정), 여기에 300,000,000원을 새로 조달하면 새 대출은 기존 부채와 대표 개인 자금까지 포함한 전체 구조 안에서 검토되어야 합니다. 특히 여러 대출의 만기가 같은 시기에 몰려 있으면 각각은 상환 가능해도 한꺼번에 돌아올 때 현금 압박이 생깁니다. D-7에는 금융기관별 차입금 잔액과 만기를 한 장에 정리하고, 새 자금의 만기가 기존 만기와 겹치지 않는지를 확인합니다.
D-3 — 정책자금·보증·은행 중 어디로 갈지 정하고, 대표 개인 재무를 함께 봅니다
회사 상태와 기존 부채가 정리된 뒤에야 경로를 정할 수 있습니다. 정책자금,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은행대출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각각 대상 요건, 심사 논리, 한도가 다릅니다. 정책자금은 기업의 성장단계와 자금 목적에 따라 대상이 정해지고, 신용보증기금은 회사의 상환능력을 보증 심사의 중심에 두며, 기술보증기금은 기술력을 평가합니다. 담보가 없으면 법인대출이 어려운지를 묻는 분이 많은데, 보증과 기술평가가 담보를 대신할 수 있으나 승인이 자동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책자금과 은행대출 중 무엇을 먼저 받아야 하는지도 회사의 업종, 실적, 자금 목적,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금이 급해진 다음 알아봐도 되는지 묻는 분도 있지만, 정책자금과 보증은 심사 절차가 있어 미리 준비하는 쪽이 낫습니다. 이 2주 타임라인이 D-day가 아니라 D-14에서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느 경로가 우리 회사에 맞는지는 D-14에 분류한 자금 목적, D-10에 계산한 필요 금액, D-7에 정리한 회사 상태를 놓고 판단합니다. 자금원별 특징과 회사 상황별 우선 확인 방향은 정책자금·신용보증·은행대출, 어디부터 알아봐야 할까에서 정리했고, 은행이 한도를 산정하는 기준은 우리 회사는 법인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에서 다룹니다.
D-3에 함께 봐야 할 마지막 확인 사항이 대표 개인 재무와의 연결입니다. 법인의 부족자금을 대표 개인의 예금이나 개인대출로 메우고 있거나, 대표가 법인 대출의 연대보증을 서고 있다면 회사의 차입과 대표의 차입은 이미 연결되어 있습니다. D-7 목록의 가지급금·가수금 계정이 바로 그 연결 지점입니다. 그래서 세 가지를 한 번에 봐야 합니다. 회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대표 개인이 지는 위험이 얼마인지입니다. 회사의 자금 문제는 대표 개인의 재무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신청 전에 인정하고 들어가야, 승인 뒤에 개인 재무가 흔들리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D-day — 금융기관에 가져가는 것은 ‘대출 목록’이 아닙니다
신청일에 대표가 들고 가는 것은 “어느 은행 금리가 낮은가”의 목록이 아니라 지난 2주 동안 만든 현금흐름 계획입니다. 많은 대표가 대출 금리를 비교하는 데서 시작하지만, 자금조달의 출발점은 회사의 현금흐름 계획입니다. 순서는 왜 필요한가(D-14), 얼마가 필요한가(D-10), 언제 필요하고 무엇으로 갚는가(D-10),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가(D-7), 어디로 가는가(D-3)입니다. 이 순서로 정리된 자료가 있으면 금융기관과의 대화가 “얼마까지 되나요”에서 “이 목적의 150,000,000원을 이 상환재원으로 이 기간 안에 갚으려 하는데 어떤 구조가 맞습니까”로 바뀝니다.
D-day에 마지막으로 확인할 것은 한 가지입니다. 지금의 자금공백이 일시적인 것인지 구조적인 것인지를 스스로 답할 수 있는가입니다. 매출채권 회수 전까지의 일시적인 공백이라면 2주 동안 만든 계획대로 회수 시점에 맞춘 자금을 신청하면 됩니다. 매달 적자가 쌓이는 구조적인 부족이라면 대출 신청보다 먼저 비용 구조와 매출 구조를 손봐야 하고, 그 판단을 D-day에 하는 것은 늦습니다. 그래서 이 타임라인의 첫날이 D-14인 것입니다.
우리 회사의 2주 타임라인을 함께 짜고 월별 현금흐름에서 필요 금액을 계산해 보고 싶으시다면 플러스원자문그룹 상담 신청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상황에 따라 적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운영자는 CFP®로서 개별 세무대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절세 설계는 반드시 담당자와 개별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