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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법인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법인대출 한도 체크

지난달 김포에서 금속 부품을 만드는 C법인 대표가 은행 상담을 마치고 바로 사무실로 왔습니다.
매출은 3,000,000,000원, 거래 은행은 “운전자금으로 5억 원까지는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고 합니다.
대표의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한도가 5억이면 5억을 다 받아 두는 게 낫지 않습니까.
나중에 필요할 때 또 받으러 가기 번거로운데요.”

이 글은 그날 C법인의 숫자로 “받을 수 있는 금액”과 “갚을 수 있는 금액”을 따로 계산해 본 기록입니다. 회사명과 일부 숫자는 바꿨지만 계산 방식과 결론은 그대로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C법인은 5억 원이 아니라 2억 5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 차이를 만든 것은 은행의 한도가 아니라 회사의 현금흐름이었습니다.

은행이 말하는 한도와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은 다른 숫자다

“매출의 몇 %까지 대출이 나온다”는 공식은 없습니다. 은행은 매출 규모와 함께 수익성, 기존 차입금, 담보, 신용등급, 자금 용도를 보고 한도를 정합니다.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이 끼면 보증 심사를 거친 금액이 기준이 되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은 해당 연도 공고에 정해진 기업당 잔액 한도 안에서 다시 개별 심사를 합니다. 어느 쪽이든 그 숫자는 “빌려줄 수 있는 상한”입니다.

대표가 알아야 할 숫자는 반대편에 있습니다. 대출을 받은 뒤 매년 돌아오는 이자와 원금을 회사가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갚을 수 있느냐입니다. 은행의 한도는 회사가 나빠지지 않는다는 가정 위에서 나오고, 상환은 회사가 나빠지는 해에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 자리에서 한도를 묻기 전에 원리금 상환표부터 만듭니다.

C법인의 숫자 — 지금 얼마를 벌고 얼마를 갚고 있나

C법인의 직전 연도 영업이익은 240,000,000원, 감가상각비는 60,000,000원이었습니다. 감가상각비는 비용이지만 현금이 나가지 않으므로 둘을 더한 300,000,000원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의 출발점입니다. 기존 차입금은 600,000,000원(금리 연 5.0%, 5년 원금 균등분할)으로 1년에 이자 30,000,000원과 원금 120,000,000원, 합계 150,000,000원을 갚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법인세를 빼야 실제로 상환에 쓸 수 있는 현금이 나옵니다. 영업이익에서 이자를 뺀 과세표준 210,000,000원에 2026년 법인세율(2억 원 이하 10%, 초과분 20%)과 지방소득세를 적용하면 24,200,000원입니다. 상환 재원은 300,000,000원에서 24,200,000원을 뺀 275,800,000원이고, 이것을 1년 원리금 150,000,000원으로 나누면 1.84배입니다. 갚아야 할 돈보다 벌어들이는 현금이 84% 많다는 뜻입니다.

이 배수를 부채상환능력비율(DSCR)이라고 부릅니다. 금융기관마다 보는 기준선이 다르고 공개되지도 않으므로 몇 배면 대출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저는 중소기업 대표에게 신규 차입 후에도 1.5배를 넘기라고 권합니다. 매출이 한 해 20% 줄어도 원리금을 버틸 수 있는 여유가 대략 그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이 1.5배는 금융기관 기준이 아니라 제가 상담에서 쓰는 보수적인 기준선입니다.

5억 원을 다 받으면 무엇이 달라지나

은행이 제시한 조건은 금리 연 5.5%, 5년 원금 균등분할이었습니다. 5억 원을 모두 받으면 첫해 이자 27,500,000원과 원금 100,000,000원이 더해집니다. 이자가 늘어난 만큼 법인세는 조금 줄지만, 원리금 증가 폭이 훨씬 큽니다. 2억 5천만 원만 받는 경우와 함께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구분신규 차입 없음250,000,000원 차입500,000,000원 차입
연간 이자 합계30,000,000원43,750,000원57,500,000원
법인세(지방소득세 포함)24,200,000원21,587,500원20,075,000원
상환 재원(현금)275,800,000원278,412,500원279,925,000원
1년 원리금 합계150,000,000원213,750,000원277,500,000원
부채상환능력비율(DSCR)1.84배1.30배1.01배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 ÷ 이자)8.00배5.49배4.17배

5억 원을 모두 받으면 DSCR이 1.01배가 됩니다. 이자보상배율 4.17배만 보면 아직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원금까지 넣으면 번 돈을 거의 그대로 상환에 쓰는 구조입니다. 매출이 조금만 흔들려도 원리금을 갚기 위해 또 다른 차입이 필요해집니다. 대표가 “번거로워서 미리 받아 둔다”던 5억 원은, 1년 뒤 오히려 다음 대출을 서두르게 만드는 숫자였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필요한 돈은 얼마였나

대출 이야기를 멈추고 자금 용도를 다시 물었습니다. 대표가 돈이 필요하다고 느낀 이유는 새로 따낸 연 1,000,000,000원 규모의 납품 계약이었습니다. 원가율은 75%, 거래처 대금은 납품 후 90일에 들어옵니다. 원가 750,000,000원 중 90일치가 회수 전까지 묶이므로 750,000,000원 × 90 ÷ 365 = 184,931,507원이 계속 회사 밖에 있게 됩니다. 여기에 첫 납품 전 원재료 선매입 60,000,000원을 더하면 244,931,507원입니다.

필요한 돈은 약 2억 5천만 원이었고, 그 금액이면 DSCR은 1.30배입니다. 제 기준선 1.5배에는 못 미치므로 두 가지를 함께 정리했습니다. 하나는 거래처와 대금 회수 기간을 60일로 줄이는 협상, 다른 하나는 기존 차입금 중 만기가 몰린 부분의 상환 일정 조정입니다. 회수 기간이 60일이 되면 묶이는 운전자금은 123,287,671원으로 줄어, 신규 차입 자체를 1억 원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협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2억 5천만 원만 받아 쓰기로 했습니다.

어떤 돈부터 알아보느냐도 금액만큼 중요하다

같은 2억 5천만 원이라도 어디서 빌리느냐에 따라 금리와 상환 구조가 달라집니다. 정책자금은 금리가 낮은 대신 신청 시기와 용도 제한이 있고, 보증부 대출은 보증료가 붙는 대신 담보 없이 한도를 만들 수 있으며, 은행 신용대출은 빠르지만 금리가 가장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세 가지를 어떤 순서로 알아볼지는 정책자금·신용보증·은행대출, 어디부터 알아봐야 할까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정책자금의 기업당 한도와 금리는 해마다 공고로 바뀌므로, 신청 전에는 반드시 해당 연도 공고를 확인해야 합니다.

C법인은 운전자금 용도가 분명하고 신규 수주 계약서가 있었기 때문에, 보증기관 상담을 먼저 받고 그 결과를 들고 은행과 금리를 협상하는 순서를 택했습니다. 자금 용도를 숫자로 설명할 수 있는 회사는 같은 회사라도 조건이 달라집니다. 앞의 244,931,507원 계산표가 그대로 상담 자료가 됐습니다.

상담에 들고 간 자료는 다섯 가지였습니다. 최근 3년 재무제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증명, 금융기관별 차입금 잔액과 만기를 한 장에 정리한 차입금 현황표, 신규 수주 계약서, 그리고 위의 운전자금 계산과 원리금 상환 계획을 담은 자금 사용 계획서입니다. 앞의 세 가지는 어느 금융기관이든 요구하는 기본 자료이고, 뒤의 두 가지는 회사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자료입니다. 은행 담당자가 대표 대신 자금 용도를 추정하게 두면 한도와 금리도 추정치로 정해집니다.

법인 대출이 대표 개인의 문제로 번지는 지점

CFP® 관점에서 이 상담의 마지막 질문은 대표 개인의 재무였습니다. 중소기업 대출에는 대표의 연대보증이나 개인 자산 담보가 붙는 경우가 많고, 회사가 어려워질 때마다 대표가 개인 돈을 넣는 순간 법인의 차입 문제는 대표 가계의 문제가 됩니다. C법인 대표는 이미 회사에 200,000,000원의 가수금을 넣어 둔 상태였습니다. 과도한 차입으로 회사 현금이 마르면 이 돈은 돌려받기 어려워지고, 대표의 노후 자금 계획도 함께 흔들립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대표가 회사 돈을 쓰고 갚지 않은 가지급금이 있는 회사가 차입금을 늘리면, 가지급금에 해당하는 만큼의 지급이자가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법인세법 제28조, 같은 법 시행령 제53조). 빌린 돈의 이자가 세금까지 늘리는 구조입니다. 우리 회사 가지급금이 해마다 얼마를 새게 하는지는 가지급금 손실 계산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C법인 대표가 은행에 다시 가져간 질문

대표는 은행에 다시 가면서 질문을 바꿨습니다. “얼마까지 됩니까”가 아니라 “2억 5천만 원을 이 용도로, 이 상환 일정으로 쓰려는데 금리와 조건을 어떻게 맞출 수 있습니까”였습니다. 원리금 상환표, 운전자금 계산표, 신규 수주 계약서를 함께 들고 갔고, 첫 상담 때보다 금리 조건이 나아졌다고 합니다. 남은 2억 5천만 원의 한도는 쓰지 않은 채로 두었습니다. 쓰지 않은 한도는 이자가 나가지 않는 비상 자금입니다.

대출은 회사가 어려울 때 숨을 돌리게 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쓰면 수주를 받아 내고 설비를 늘리는 성장 자금이 됩니다. 두 경우를 가르는 기준은 한도가 아니라 “빌린 뒤에도 회사에서 현금이 만들어지는가”입니다. 그 질문에 숫자로 답할 수 있으면, 한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이 글의 계산은 2026년 법인세율과 위에 적은 가정(금리, 상환 방식, 회수 기간)을 바탕으로 한 단순화 예시이며, 실제 대출 한도와 조건은 금융기관·보증기관의 심사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리 회사의 원리금 상환표와 적정 차입 규모를 숫자로 점검해 보고 싶으시면 플러스원자문그룹 상담 신청에 최근 결산서와 차입금 현황을 남겨 주세요.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상황에 따라 적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운영자는 CFP®로서 개별 세무대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절세 설계는 반드시 담당자와 개별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근종CFP®
이근종 CFP® | 플러스원자문그룹 대표. 25년 동안 법인·개인사업자 재무관리를 실무로 다뤘으며, 사업자 재무진단·경영자 자산관리·가업승계 재무설계를 담당합니다. 골드리본에서는 대표가 실무에서 마주치는 재무·세무 쟁점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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