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전환 첫해, 대표 통장에서 벌어지는 일 — 개인과 법인 세금이 겹치는 12개월
지난달 파주에서 산업용 자재를 유통하는 F대표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법인으로 바꾼 지 넉 달 됐는데, 세무서에서 종합소득세 고지서가 왔어요. 개인사업자는 6월에 폐업했는데 이게 맞습니까?” 고지서에 적힌 금액은 28,030,000원이었습니다. F대표는 법인을 세우면 개인 세금은 정리되는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법인전환을 다룬 글은 대부분 전환 방식과 절세 효과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대표가 실제로 당황하는 순간은 전환 뒤 첫 12개월입니다. 개인사업자 시절의 세금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법인의 세금과 4대보험이 새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F대표의 첫해를 달력처럼 따라가며, 어느 달에 어떤 돈이 나가는지를 재무설계 관점에서 정리한 기록입니다. 회사명과 일부 숫자는 바꿨고, 세액 판단은 담당 세무대리인의 확인을 전제로 합니다.
F대표의 출발점
F대표는 2026년 7월 1일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법인을 세우고 개인사업자는 6월 30일자로 폐업했습니다. 2025년 귀속 사업소득 과세표준은 200,000,000원이었고, 매출이 늘면서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개인사업자로 번 소득만 140,000,000원이었습니다. 7월부터는 법인에서 대표 급여로 매월 6,000,000원을 받기로 했고, 법인의 첫 사업연도(7월~12월) 과세표준은 80,000,000원으로 예상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계산에서는 각종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생략하고 국세만 표시했습니다. 지방소득세는 별도로 붙습니다.
전환 첫해의 자금 달력
먼저 큰 그림입니다. F대표에게 2026년 7월부터 2027년 8월까지 나가는 돈을 한 장에 모으면 이렇습니다.
| 시기 | 누구의 세금 | 내용 | F대표 사례 금액 |
|---|---|---|---|
| 2026년 7월 25일 | 개인 | 폐업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 1~6월 매출분 |
| 2026년 8월부터 매월 | 법인·대표 | 4대보험(본인분+법인분) | 1,058,080원 |
| 2026년 11월 30일 | 개인 | 종합소득세 중간예납 | 28,030,000원 |
| 2027년 3월 31일 | 법인 | 첫 사업연도 법인세 | 8,000,000원 |
| 2027년 5월 31일 | 개인 | 2026년 귀속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 12,320,500원 |
| 2027년 8월 31일 | 법인 | 법인세 중간예납 | 8,000,000원 |
개인 칸과 법인 칸이 번갈아 나옵니다. 전환 첫해는 두 개의 납세자가 동시에 움직이는 해라는 뜻입니다. 폐업 부가가치세 신고와 4대보험 탈퇴처럼 개인사업자를 닫는 절차는 법인전환 후 폐업신고를 놓치면 벌어지는 일에서 따로 다뤘으니, 여기서는 나머지 네 번의 큰 지출을 차례로 보겠습니다.
11월의 고지서 — 폐업했어도 중간예납은 나온다
F대표가 받은 고지서는 종합소득세 중간예납입니다. 세무서는 매년 11월, 직전 연도에 낸 종합소득세의 절반을 올해 세금의 선납분으로 고지합니다(소득세법 제65조). 중간예납에서 빠지는 사람은 그해 새로 사업을 시작한 사람 등으로 정해져 있고, 폐업한 사람은 빠지지 않습니다. F대표의 2025년 귀속 산출세액이 56,060,000원이었으니 그 절반인 28,030,000원이 고지된 것입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1월부터 6월까지의 실적으로 계산한 세액이 직전 연도 기준액의 30%에 못 미치면 실적 기준으로 신고해 금액을 줄일 수 있습니다. F대표의 경우 기준선이 16,818,000원인데 상반기 소득이 오히려 늘었으니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전환 전에 매출이 크게 줄었던 분이라면 11월 전에 세무대리인과 이 선택지를 확인해 볼 만합니다.
제가 F대표에게 드린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이 돈은 벌금이 아니라 2026년 개인 세금을 미리 내는 겁니다. 다만 법인 통장이 아니라 대표님 개인 돈으로 내야 합니다.” 법인 계좌에서 개인 세금을 내면 그 순간 대표에게 빌려준 돈, 즉 가지급금이 됩니다.
2027년 5월 — 연말정산을 했는데 왜 또 내나
F대표의 2026년 개인 소득은 두 종류입니다. 1월부터 6월까지의 사업소득 140,000,000원과 7월부터 12월까지 법인에서 받은 급여 36,000,000원입니다. 급여는 근로소득공제 10,650,000원을 빼면 근로소득금액이 25,350,000원이고, 이 급여는 법인이 2027년 2월에 연말정산을 합니다. 문제는 연말정산이 급여만 놓고 세금을 계산한다는 점입니다.
| 구분 | 금액 |
|---|---|
| 사업소득 + 근로소득금액 합산 | 165,350,000원 |
| 합산 산출세액(38% 구간) | 42,893,000원 |
| 사업소득만 있을 때 산출세액 | 33,560,000원 |
| 급여를 따로 계산했을 때 산출세액 | 2,542,500원 |
| 합산 때문에 더 늘어나는 세액 | 6,790,500원 |
급여만 보면 15% 구간이지만, 사업소득 위에 얹히는 순간 그 급여는 35~38% 구간에서 과세됩니다. 연말정산에서 급여분 세금이 2,542,500원 정도 정산되었다고 단순화하면, 5월에 낼 금액은 42,893,000원에서 11월 중간예납 28,030,000원과 2,542,500원을 뺀 12,320,500원입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가 따로 붙습니다. 상반기 소득이 컸던 해에 전환할수록 이 금액은 커집니다. 전환 시점을 고르는 문제는 성실신고확인대상자의 법인전환 타이밍 전략에서도 다뤘습니다.
지역가입자에서 직장가입자로 — 4대보험은 두 번 낸다
개인사업자 시절 F대표의 건강보험은 소득과 재산으로 매기는 지역가입자 보험료였습니다. 법인 대표가 되면 급여를 기준으로 하는 직장가입자가 되고, 같은 금액을 회사도 함께 냅니다. 2026년 요율로 월 급여 6,000,000원을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 항목 | 대표 본인분 | 법인 부담분 |
|---|---|---|
| 국민연금(9.5%의 절반) | 285,000원 | 285,000원 |
| 건강보험(7.19%의 절반) | 215,700원 | 215,700원 |
| 장기요양(건강보험료의 13.14%) | 28,340원 | 28,340원 |
| 합계 | 529,040원 | 529,040원 |
매달 1,058,080원이 대표 한 사람의 보험료로 나갑니다. 법인 부담분은 비용으로 처리되지만 현금이 나가는 것은 같습니다. 급여를 낮추면 보험료는 줄지만 나중에 받을 국민연금과 임원 퇴직금 한도도 함께 줄어듭니다. 급여 수준을 정하는 기준은 대표이사 급여는 얼마가 적정할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생활비와 급여의 차이 — 가지급금은 여기서 생긴다
개인사업자 시절 F대표 가족은 사업 통장에서 매달 7,000,000원 정도를 생활비로 꺼내 썼습니다. 법인 대표가 된 뒤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급여 6,000,000원에서 4대보험 본인분만 빼도 5,470,960원이고, 근로소득세가 더 빠집니다. 생활비와 비교하면 매달 최소 1,529,040원이 모자랍니다. 6개월이면 9,174,240원입니다.
이 차이를 법인 통장에서 메우기 시작하면 가지급금이 쌓입니다. 법인의 돈은 대표 개인의 돈이 아니기 때문에, 꺼내 쓴 돈에는 인정이자가 붙고 정리하지 않으면 해마다 세금이 늘어납니다. 방치했을 때의 누적 손실은 가지급금 손실 계산기로 직접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생활비가 급여보다 크다면 급여를 올릴지, 연말에 배당을 받을지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두 방법의 세금 차이는 급여 vs 배당 비교 계산기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2027년 8월 — 법인 중간예납이 절반이 아닌 이유
새로 설립한 법인은 첫 사업연도에 중간예납이 없습니다(법인세법 제63조). 그래서 F대표의 법인은 2027년 3월에 첫 법인세 8,000,000원(과세표준 80,000,000원 × 10%)을 냈습니다. 법인지방소득세 800,000원은 4월에 따로 냈습니다.
함정은 다섯 달 뒤입니다. 법인세 중간예납은 직전 사업연도 세액에 “6 ÷ 직전 사업연도 개월 수”를 곱해 계산합니다(법인세법 제63조의2). 보통 법인은 12개월이라 절반이 되지만, F대표 법인의 첫 사업연도는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이었습니다. 6 ÷ 6이므로 2027년 8월 중간예납은 8,000,000원 전액입니다. 첫 사업연도가 12개월이었다면 4,000,000원이었을 금액입니다. 3월에 8,000,000원을 내고 다섯 달 만에 같은 금액을 다시 내야 하는 셈입니다. 2027년 상반기 실적으로 가결산해 신고하는 방법도 있으니, 실적에 따라 어느 쪽이 나은지는 세무대리인과 따져 보시면 됩니다. 2026년부터 오른 법인세율이 회사 세금에 주는 영향은 법인세율 1%p 인상 첫해, 우리 회사 법인세는 얼마나 더 나오나에서 계산해 두었습니다.
통장을 두 개로 나눴습니다
세금은 계산보다 준비가 어렵습니다. F대표와 함께 만든 해법은 세금 적립 통장을 개인용과 법인용으로 따로 여는 것이었습니다. 금액이 정해진 지출을 남은 개월 수로 나눠 매달 자동이체를 걸었습니다.
| 통장 | 목표 지출 | 적립 기간 | 월 적립액 |
|---|---|---|---|
| 개인 세금 통장 | 11월 중간예납 28,030,000원 | 2026년 7월~10월 | 7,007,500원 |
| 개인 세금 통장 | 5월 확정신고 12,320,500원 | 2026년 12월~2027년 4월 | 2,464,100원 |
| 법인 세금 통장 | 3·4월 법인세와 지방소득세 8,800,000원 | 2026년 7월~2027년 2월 | 1,100,000원 |
| 법인 세금 통장 | 8월 중간예납 8,000,000원 | 2027년 3월~7월 | 1,600,000원 |
개인 통장의 7~10월 적립액이 큰 것은 전환 직후 넉 달 안에 11월 고지서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돈은 개인사업자 시절 마지막 몇 달의 이익에서 떼어 두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전환 전에 사업 통장의 잔액 중 얼마를 개인 세금용으로 남겨 둘지 정해 두면, 법인 설립 자본금이나 운전자금과 섞이지 않습니다.
전환 전에 세무대리인에게 물어볼 네 가지
저는 세무사가 아니므로 세액을 확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재무설계를 하는 입장에서 전환 전에 담당 세무대리인께 꼭 여쭤보시라고 권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첫째, 올해 11월 개인 중간예납 고지 예상액과 실적 기준 신고가 가능한지. 둘째, 전환한 해의 사업소득과 급여를 합산했을 때 다음 해 5월 예상 납부액. 셋째, 법인 첫 사업연도의 개월 수에 따른 다음 해 8월 중간예납 예상액. 넷째, 대표 급여 수준에 따른 4대보험과 생활비의 차이입니다. 이 네 가지 숫자만 미리 받아 두어도 전환 첫해의 자금 계획은 대부분 세워집니다.
전환 방식과 이월과세·취득세 감면처럼 전환 자체의 세금은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세금까지 챙기려면에, 전환 후 몇 년에 걸친 절세 효과는 법인전환 전후 손익 비교로 보는 실제 절세 효과에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사이, 전환 첫해의 현금흐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F대표의 첫해
F대표는 11월 고지서를 개인 돈으로 냈고, 12월부터 두 통장에 자동이체를 걸었습니다. 생활비 차이는 연말 배당으로 메우기로 하고 법인 통장에서 개인 지출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법인전환은 세율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지만, 대표 가족의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길을 새로 까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 길을 첫해에 제대로 깔아 두면 둘째 해부터는 법인의 장점이 훨씬 또렷하게 보입니다.
이 글의 숫자는 2026년 10월 확인 기준 세율과 보험료율로 공제·감면을 생략해 단순화한 예시입니다. 실제 세액은 개인별 공제와 세무조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담당 세무대리인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법인전환을 앞두고 첫해 자금 달력과 대표 급여·생활비 계획을 함께 짜 보고 싶으시면 플러스원자문그룹 상담 신청에 전환 예정 시기와 최근 2년 소득을 남겨 주세요.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상황에 따라 적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운영자는 CFP®로서 개별 세무대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절세 설계는 반드시 담당자와 개별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